
로버트 드 니로의 젊은 시절부터 노년까지, 한 인간의 쓸쓸한 일대기를 담아낸 갱스터 영화의 바이블입니다. 러닝타임이 무려 4시간(!)이 넘지만, 단 1분도 버릴 장면이 없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리뷰해보겠습니다.
(근데 드니로는 정말 갱 역할을 많이 했네요 새삼)
목차
- 줄거리 요약: 뉴욕 빈민가 소년들의 우정과 엇갈린 운명
- 주요 출연진: 로버트 드 니로와 제임스 우즈의 처절한 연기
- 해외 반응 및 총평: 엔니오 모리코네의 선율과 세월의 무상함
줄거리 요약: 뉴욕 빈민가 소년들의 우정과 엇갈린 운명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는 1920년대 미국 뉴욕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유대인 소년들의 성장과 범죄, 그리고 우정과 배신을 웅장한 규모로 그립니다. 주인공 누들스(로버트 드 니로 분)와 맥스(제임스 우즈 분)를 비롯한 친구들은 어린 시절부터 뒷골목에서 좀도둑질을 하며 끈끈한 우정을 나눕니다. 시간이 흘러 1930년대 금주법 시대가 도래하자, 이들은 불법 밀주 사업에 뛰어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거물급 갱스터 조직으로 무섭게 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던 이들의 우정은 금주법의 폐지와 함께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끝없는 야망에 사로잡힌 맥스는 더욱 무모한 범죄를 계획하고, 누들스는 친구를 막기 위해 결국 경찰에 밀고를 선택하지만 이로 인해 참혹한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는 과거의 영광과 상처를 모두 뒤로한 채 3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1968년 노년이 된 누들스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찬란했던 젊음과 엇갈린 운명, 그리고 진실을 마주하는 한 남자의 삶이 쓸쓸하게 펼쳐집니다.
주요 출연진: 로버트 드 니로와 제임스 우즈의 처절한 연기
이 작품의 묵직한 서사를 완성하는 것은 단연 배우들의 경이로운 연기력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는 주인공 '누들스' 역을 맡아, 피도 눈물도 없는 뒷골목 갱스터의 거친 모습부터 세월의 풍파를 맞고 회한에 잠긴 늙고 지친 노년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특히 대사 없이 깊게 파인 주름과 텅 빈 눈빛만으로 과거의 상실감을 표현하는 그의 내면 연기는 스크린을 압도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아편굴에서 그가 보여주는 기묘한 미소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논쟁적인 장면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이에 맞서는 '맥스' 역의 제임스 우즈는 끝없는 야망과 탐욕에 사로잡혀 결국 소중한 우정마저 저버리는 냉혹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불사하는 그의 맹목적인 에너지는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견인합니다. 또한, 누들스의 평생의 짝사랑이자 우아한 매력을 지닌 '데보라' 역의 엘리자베스 맥고번, 그리고 그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훔쳤던 제니퍼 코넬리의 데뷔 시절 풋풋한 모습 역시 이 영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해외 반응 및 총평: 엔니오 모리코네의 선율과 세월의 무상함
1984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마카로니 웨스턴 장르의 거장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유작이자, 마피아 및 갱스터 영화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꼽힙니다. 개봉 당시 미국에서는 제작사에 의해 러닝타임이 절반 가까이 난도질당하여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참패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온전한 감독판과 확장판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 평단과 영화 팬들의 열광적인 찬사를 이끌어내며 역대 최고의 걸작이라는 칭호를 되찾았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교차하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은 세월의 무상함을 날카롭게 포착해 냈습니다.
특히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처연하고도 아름다운 사운드트랙, 그중에서도 'Amapola'와 팬파이프 연주는 영화의 비극적인 정서를 극대화하는 신의 한 수로 평가받습니다. 총평하자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단순히 범죄 조직의 흥망성쇠를 다룬 액션 영화가 아닙니다. 폭력과 탐욕으로 얼룩진 미국 현대사의 이면 속에서, 변해가는 시간과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인생의 회한을 담아낸 압도적인 대서사시입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들릴 때 마다 노년의 누들스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길고 긴 러닝타임 끝에 밀려오는 감정은 그 어떤 영화와도 비교할 수 없네요. 진정한 영화적 체험을 원하신다면 보시길 추천합니다.